보도자료기록으로 다시 꺼낸, 서귀포오석학교의 시간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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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뉴스레터>  vol.03 | 2025. 5. 30

📍서귀포 PICK l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기록으로 다시 꺼낸, 서귀포 오석학교의 시간





🏫서귀포 오석학교는 1967년 문을 열었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한글과 검정고시 교육을 제공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1,500명이 넘는 졸업생을 길러낸 곳입니다. 이 학교는 나이나 환경과 상관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해왔습니다. 단지 글자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써보고, 마음을 문장으로 표현하며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이 교실 안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석학교의 하루는 계속됩니다. 신임 교사 오동준 선생님은 “학생들의 눈빛이 제게 먼저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교과서 너머에 있는 삶의 이야기들, 마음을 다해 쓴 시 한 줄, 꾸준히 나와주는 출석부의 이름들. 말없이 서로를 응원하는 이 교실 안에는 ‘함께 자란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오래된 교무회의록과 상록예술제 포스터 같은 📁기록 속 오석학교의 시간을 펼쳐봅니다. 또, 새롭게 이 학교에 합류한 선생님👨‍🏫의 시선, 학생들이 쓴 글과 그림🎨을 통해 지금의 오석학교를 함께 들여다봅니다. 종이 위에 남은 시간과 마음들 속에서, 이 학교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이어갈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5월 서귀포레터


📁 기록으로 다시 꺼낸, 서귀포 오석학교의 시간 

📁 [인터뷰] 오석학교에 온 지 3개월, 오동준 선생님

📁 오석학교 학생 작품, 한 눈에 보기






오석학교의 기록물을 하나하나 펼쳐 보여주신 이승남 교무부장 선생님

“글을 읽고 싶다면, 지금 시작하세요.”

오석학교의 신입생 모집 포스터에 쓰인 이 문장은 단순한 문구를 넘어, 수십 년 동안 배움의 문을 두드린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1992년, 『상록수』 창간호로 시작된 오석학교의 기록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교육 연대기입니다. 찜통같이 더운 교무실에서, 종례 준비를 고민하며 써 내려간 교사의 일기부터 예술제 무대를 함께 꾸민 손글씨 문서, 그리고 신문 지면에 실린 학생들의 꿈까지. 이 모든 기록은 오석학교가 걸어온 길이자,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배움의 발자취입니다. 이제는 『늘푸른지』로 이름을 바꿔, 더 넓은 세대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오석학교. 그곳의 책장 속 오래된 종이들은 지금도 말없이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배움에는, 정말로 늦은 때란 없다고요.

1982년, 김봉수 서귀포시장의  오석학교 방문 장면





학생 모집 포스터

오석학교의 신입생 모집을 알리던 포스터. “글을 읽고 싶다면, 지금 시작하세요”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교지 『상록수』 창간호 표지

1992년 발간된 『상록수』 창간호. 학생들과 교사들의 글이 함께 실린 오석학교만의 기록지입니다.





『상록수』에 실린 어느 날의 교사 일지

찜통같이 더운 교무실, 비어 있는 교실, 다짐과 자책이 오가는 일상 속 고민들. 1992년 한 교사의 일기는 지금 읽어도 마음을 울립니다. 

“이제 나도 공부를 해야겠다. 머리가 빈 선생님이 되지 않기 위하여.”

"일단 너무 덥다. 교무실은 마치 찜통과도 같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날땐 어떄야 하는지... 학생들이 없다. 검정고시가 12일 남았는데, 딴 데서 공부하겠지.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나 편해서 좋긴 한데, 잘될까 모르겠다. 잘들 하겠지, 뭐."

"종례의 내용도 너무나 일상적인 것으로 그칠 떄가 많다. 종례에 신경쓸 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은 순전히 핑계다. 더 잘할 수 있을텐데, 아이들에게 대하는 나의 자세도 서툴 때가 많다. 나름대로는 이러저러한 원칙들을 세워보지만 막상 아이들을 대하면 그게 다 어디로 가버리는지,"






『상록수지』에서 『늘푸른지』로

오석학교의 교지명은 이후 『늘푸른지』로 바뀌며, 보다 넓은 세대와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발행되고 있습니다.





교무실 한쪽 벽면에 남은 이름들

학교 설립 당시, 서귀포 시민들이 모은 성금.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기부자들의 이름은 지금도 교무실 천장 가까운 벽면의 나무판자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학생 생활통지표

서귀포오석학교의 전신인 ‘서귀포새마을청소년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들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생활을 손글씨로 기록해 남겼습니다.






1988년 10월 15일 교무회의록

“입학 원서를 내고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생 관리부터 서무 담당자 보수까지, 오석학교 운영을 놓고 나눈 교사들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1988년 4월 2일 교무회의록

검정고시 준비와 운영에 대한 논의.

그해 시험에는 종사자 19명이 함께하며, 교통비와 숙박비, 간식비까지 자원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졌습니다. 지금도 오석학교 선생님들은 시험날 직접 시험장을 찾아가 학생들을 응원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989년 5월 1일 신입생 명단 공문

효돈중학교에서 오석학교로 보내온 신입생 명단. 지역 학교들과 협력하며 배움의 기회를 넓히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상록예술제』 준비 서류

한 해의 배움을 축제로 마무리하는 <상록예술제>. 무대를 만들고, 학생 발표를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남은 문서입니다. 객석 구조를 손수 그리기도 하고, 행사 진행을 위한 규칙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행사장 내에서 예절을 준수한다. 친구나 가족의 방문에 동요하지 말고 정숙을 지킨다”는 문구에서는 무대에 서는 학생들을 향한 배려와 가르침이 엿보입니다.





 『상록예술제』입장권

입장권 가격이 4,000원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일일찻집 등과 유사한 방식으로 표를 판매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시면서> 글은 아래 문장으로 마칩니다.

"부디 함꼐하여 그늘에 핀 꽃의 갸륵함과 아름다움을, 우리들의 따뜻함을 눈여겨 주십시요"





『상록예술제』 책자

발표 내용, 참가자 명단, 소감문까지 담긴 작은 프로그램북. 첫 번째 사진 속 옛 오석학교 건물이 눈에 띕니다.  두 번째 사진에 등장하는 학생회장의 <보은의 자리로 모시면서> 는 "온누리 가득한 밀감 향기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쓰다듬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신문에 실린 고금순 학생의 ‘꿈’

오석학교 고금순 학생이 쓴 글이 지역 신문에 실렸습니다.





매주 주말이면 수업 준비에 몰두하는 오동준 선생님

🤔 처음에 어떤 계기로 자원봉사를 시작하셨나요?

👨‍🏫 학업에 뜻이 있어도 어린 나이에 일터로 나서야 했던 어르신들, 그 세대의 삶을 생각하면 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제가 받은 것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현재 도덕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자원봉사자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 매일이 보람 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58주년 기념식에서 학생분들이 편지를 낭독하던 순간이에요. “선생님들 덕분에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는데,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또 어떤 어르신이 가족에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즐겁게 인사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우리에겐 당연한 일들이 어르신들께는 이제서야 찾아온다는 걸 느꼈거든요.

 

🤔 수업 준비나 운영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 학생들에게 더 잘 설명드리기 위해 저도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주말엔 복습도 하고, 관련된 인터넷 강의도 찾아보며 수업 준비를 해요.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이해도도 다 달라서, 진도 조절에 제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답니다.

 

🤔 ‘배움에 나이 제한이 없다’는 걸 실감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 초등·중등·고등 검정고시에 도전해 합격하시는 분들을 보면 늘 실감하게 돼요. 물론 시험 결과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움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그 자체로 이미 멋진 성장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 선생님에게 오석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 어릴 적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서인지, 학생분들께 더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오히려 제가 더 배우는 점이 많아서, 이곳은 학생들만이 아니라 저에게도 정말 소중한 학교예요.

 

🤔 앞으로 오석학교가 어떻게 이어지길 바라시나요?

👨‍🏫 지식만 나누는 곳이 아니라, 삶을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해가는 따뜻한 공동체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모두가 자신의 두 번째 삶을 더 즐겁게 만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오석학교 교실에는 이제 학생보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더 많습니다. 뒤늦게 배움의 문을 두드린 이들은 글자 하나, 그림 한 줄에도 삶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아이의 말처럼 순수하고, 어른의 말처럼 깊은 이 시화와 편지들은, 그 자체로 배움의 기록이자 마음의 표현이에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오석학교 어르신 학생들의 글과 그림을 소개합니다.





✍️ [편지] 사랑하는 아들에게 _ 박정하





✍️ [시화] 돌밭 길 따라, 한글 길 따라 _ 신부자





✍️ [시화] 당당한 사람 _ 신정진





✍️ [시화] 글도 몰르멍 _ 현순자





✍️ [시화] 인성이 아버지에게 _ 오순자





✍️ [시화] 열심히 글 배울게 _ 현연순






서귀포 오석학교
주소 서귀포시 중동로 43-2
상담시간 월-토 09:00~18:00 
문의 064-762-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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